중국 역도의 차세대 간판 페이신이(18)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눈물을 흘린 사연이 화제다.
페이신이는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64㎏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04㎏, 용상 130㎏, 합계 234㎏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 금메달은 인상 111㎏, 용상 140㎏, 합계 251㎏을 든 림은심(27·북한)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의 주인공은 은메달리스트 페이신이였다. 페이신이는 중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다. 자신은 SNS 게시물을 자주 올리지 않지만, 팬들이 그의 경기장 안팎 모습을 찍어 공유한다. 중국 취재진은 "올해 국제 무대에 데뷔하긴 했지만, 이미 페이신이는 스타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정작 페이신이는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다. "인터넷상에서 '예쁘다'고 난리"라는 중국 취재진의 말에 결국 눈물까지 보였다.
이날 이 같은 페이신이의 인기로 인해 취재진이 몰리면서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늦게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금메달리스트 림은심은 '북한 여자 역도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이유'와 같은 경기력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반면 페이신이에게는 '외모'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페이신이는 "인터넷상에서 내게 '예쁘다'고 말해주시는 분이 많은 걸 알고 있다. 감사하다"고 답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곧이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페이신이는 "내 목표는 더 예뻐지는 게 아니라, 역도 기록을 높이는 것이다. 용모는 내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오늘 경기장에서 나를 응원해주신 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페이신이는 올해 5월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에서 국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대회에는 59㎏급에 출전해 합계 236㎏으로 2위에 올랐다.
9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59㎏급에서는 합계 232㎏으로 3위를 했다. '최강'을 자부하는 중국 역도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64㎏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내내 림은심과의 실력 차를 실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중국은 2일까지 열린 역도 여자부 4체급 모두 우승을 북한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 3번의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한 페이신이는 많은 감정이 담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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