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동북부의 한 마을을 타격해 최소 51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단일 공격에서 이 정도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군사 시설이 없는 곳들을 공격했다고 규탄하고 있다.
미 CNN 방송 등 외신은 러시아의 미사일이 5일(현지시간) 오후 쿠피얀스크 인근 흐로자 마을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8세 소년을 비롯한 민간인이 최소 51명 사망했다. 흐로자 마을 인구가 33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주민의 약 20%가 숨진 것이다. 부상자와 실종자도 각각 6명과 3명으로 파악됐다.
이날 미사일이 떨어진 카페에서는 전사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RBC는 이 병사의 아내와 아들, 어머니도 카페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쿠피얀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전선 지역으로 크고 작은 공격이 흔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적은 없었다. CNN은 이번 공격이 지난해 4월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공격으로 민간인 60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최대 규모의 사망자를 냈다며 "가장 치명적인 민간인 공격 중 하나"라고 평했다.
하르키우 경찰 당국의 수석 수사관인 세르게이 볼피노프는 "(미사일 타격 지점에는) 단 한 명의 군인도, 단 하나의 군사 표적도, 단 한 대의 군용 차량도 없었다"며 "사망한 모든 이는 지역 주민이고 민간인"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또 그는 러시아군이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이스칸데르는 분명 거대한 미사일이다. 이곳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걸 보라"라고 강조했다.
3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에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텔레그램에서 "(이날 공격은) 무작위 공습이 아니었다"며 "누가 그들(민간인)에게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가? 오직 절대악만이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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