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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파친코'…국경을 넘어 활약하는 그들 "K콘텐츠 붐, 위안이 돼" [2023 BIFF]

특별기획 프로그램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배우 존 조, 저스틴 전 감독, 배우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저는 요즘 이해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문화를 넘어 ‘코리안 아메리칸’과 한국의 작품이 공감받는 상황이 좋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공감한다면 화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한국 콘텐츠의 붐은 디아스포라에 사는 사람으로서 위안이 됩니다. 우리 코리안 아메리칸의 작품들도 한국인들이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스티븐 연)”

영화 ‘미나리’와 ‘서치’, 드라마 ‘파친코’……. 이전에는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워킹데드’의 ‘글렌(스티븐 연)’이 있었고 영화 ‘해롤드의 쿠마’에서 명연기를 펼친 배우 존 조가 있었다. 근래에 미국 영화와 드라마계에서 재미교포들의 활약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6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네마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서는 재미교포 영화계를 대표하는 이들이 부산을 찾아 한국과 미국의 영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회견에는 애플TV+ ‘파친코’를 연출한 저스틴 전(42) 감독과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45) 감독, 배우 존 조(51)와 스티븐 연(40)이 참석했다.

배우 존 조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리’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김규빈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재미교포 영화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섹션을 기획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바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부산을 찾은 것은 이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저스틴 전 감독은 신작 ‘자모자야(2023)’를, 정이삭 감독은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미나리(2020)’를 다시 선보인다. 스티븐 연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을, 존 조는 영화 ‘콜럼버스(2017)’와 ‘서치(2018)’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극찬받은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2023)’도 상영된다.

영화 '서치' 스틸컷.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영화 '미나리' 스틸컷.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3년 만에 처음으로 봤는데 조상들이 있는 한국 땅에서 한국 분들과 같이 볼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영화제를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존 조도 “어젯밤 팬들과 함께하면서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 팬들의 사랑을 통해 가족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의 지각변동을 불러 왔다. 이후 ‘오징어게임’ 등 여러 작품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콘텐츠를 향한 전 세계의 관심도 지대한 상황이다. 존 조는 “지금 이 시점에 한국에 온다는 건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술·문화적으로 전환기를 겪고 있는데, 관찰자로서 한국에 온 것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저스틴 전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리’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김규빈 기자


재미교포들의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스티븐 연은 올해 에미상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통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존 조는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했고, 일본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영상화한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주인공을 맡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작품 세계에는 한국 문화의 향취가 담겨 있지만, 이민자로서의 정체성도 녹아 있다. 경계를 넘어 그려낸 작품 속 현실은 대중들의 선택을 받고 평단을 통해서도 널리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정이삭 감독은 “우리 모두는 이민자의 현실을 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나리’를 통해 각자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보편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는 한 여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스티븐 연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리’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이들은 이민자로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저스틴 전 감독은 “한국을 떠난 사람들은 한국에 더 많이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을 떠나왔기 때문에 한국을 더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이삭 감독은 이민 2세대로서 한국을 그리는 부모의 추억을 들려줬다. 그는 “어머니가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면 ‘너는 한국 사람이야, 잊지 마’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디아스포라는 장소에 대한 상실을 뜻한다. 한국에서 한강을 바라볼 때마다 가족들도 한강을 바라봤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존 조와 스티븐 연은 미국영화배우조합 파업으로 인해 자신들이 출연한 미국 콘텐츠 관련 답변을 하지 않았다. 파업의 이유인 인공지능(AI) 자동화에 대한 권리 보장과 더 나은 산업 환경 조성에 대해 스티븐 연은 “파업은 예술가를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자는 이유에서 시작됐다”면서 “작가나 배우들은 안전망이 없다. 산업 환경이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도 앞으로의 미래를 보장하고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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