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주에서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관련 가짜 뉴스, 불법 콘텐츠 확산 주범으로 유럽연합(EU)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벌금을 물게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사진)가 인수한 후 콘텐츠 관리에 소홀해진 X가 각국 규제 당국의 ‘주적’이 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호주 온라인안전국은 X가 아동학대 관련 콘텐츠 방지 대책에 관해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61만 5500호주달러(약 5억 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X가 무응답으로 일관할 경우 하루당 최대 78만 호주달러(약 6억 7000만 원)의 벌금이 올 3월 이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안전국은 호주 내 디지털 범죄 대응 관련 최고위 기관이다. 이 기관은 2월 X를 비롯한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콘텐츠 감지·제거 현황을 질의했으나 X는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에 호주 당국이 ‘괘씸죄’를 적용한 셈이다.
머스크는 X 인수 이후 콘텐츠 관리 인력을 대거 해고했다. 머스크 인수 이후 아동학대 콘텐츠 자동 감지율은 90%에서 75%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호주뿐만 아니라 글로벌 각지에서 불거지는 문제다. EU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이후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이유로 머스크에게 공개 경고 서한을 보내고 조사에 나섰다.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상 X 등 대형 플랫폼은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를 지닌다. 이를 어길 시 글로벌 연매출의 최대 6%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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