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협회 "건축구조 분리 발주 허용하는 건축법 개정안 반대"

"설계 총괄 건축사와의 협력시스템 붕괴 촉진"

석정훈 협회장, 국회 앞서 개정안 철회 1인 시위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건축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사협회는 16일 건축구조기술사가 건축구조 분야 설계 및 감리 업무를 별도 계약(분리발주)해 수행하도록 한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건축과 구조는 그 어느 분야보다 밀접한 상호 협력이 필요한 업무로 분리발주는 업무의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책임범위가 모호해질 뿐만 아니라 발의된 개정 법안은 건축구조기술사에게 책임없는 권한만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설계를 총괄하는 건축사에 대한 협력이 강제되지 않아 상호협력시스템의 붕괴를 촉진한다”며 “유기적인 협업이 어려워질 경우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5일 발의된 건축법 개정안은 건축물의 설계 및 공사감리 시 건축구조기술사가 건축구조 분야 설계와 감리를 별도 계약(분리발주)하도록 하고,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의 대행을 건축구조 분야 기술사사무소를 개설 등록한 자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협회는 국내 건축구조기술사사무소가 680여 개로 1만6000여인 개인 건축사사무소의 약 23분의 1에 불과해 건축법 개정 시 과도한 업무로 업무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은 지난 13일 국회 앞에서 법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했다. 석 회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고를 비롯한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저가수주 경쟁, 전문인력 부족, 감리독립성 결여 등의 종합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건축과 구조 업무만 분리하면 된다는 근시안적 접근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