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역은 수려한 산과 푸른 바다로 관광객들이 사계절 내내 몰리는 곳이다. 봄과 가을에는 산, 여름에는 바다를 찾고 겨울에는 스키를 타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방문한다. 관광으로는 고민이 없을 것 같지만 정작 이곳의 담당 공무원들은 고민이 많다고 말한다. 자연경관 외에 관광객을 유인할 ‘플러스 알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자연재해라도 발생하면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긴다. 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강원도가 부럽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몸담고 있는 지자체 지역은 내세울 자연경관도, 다른 놀 거리나 볼거리도 없다. 지방정부에서 자연을 소재로 한 관광지 개발을 추진한다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엔데믹을 맞아 전국 지자체들이 관광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8월에만 해외로 나간 국내 관광객이 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면서다. 그럼에도 국내 각 지역에서 일제히 관광을 내세우는 데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서 관광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먹고 마시고 자는 데 쓰는 지출 덕택에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띤다. 정부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숙박 할인 쿠폰 30만 장을 뿌리며 국내 지역 관광을 독려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관광의 중요성과 지역에서의 고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역 관광을 살릴지 정부 차원의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각 지역은 일본·베트남·태국 등 다른 나라와 관광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볼거리, 먹을거리, 할 거리 등을 어필해도 부족한 판에 기본 숙박·음식점 등 인프라는 부족하고 바가지 가격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때 효과를 본 숙박 할인 쿠폰을 엔데믹이 된 지금까지도 반복할 뿐이다. 내국인도 찾지 않는 지방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산 너머 산이다.
최근 취재차 방문했던 지역 축제에서 한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게 된 비결을 묻는 기자의 말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지목했다. SNS에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국내 관광을 활성화할 대책보다 SNS의 ‘간택’이 더 효과적인 현실에 정부가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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