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등받이를 젖힌 남성과 뒷좌석에 앉은 여성이 서로 욕설을 하며 싸워 보는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전날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기차 안 승객 두 명이 언성을 높이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남성 A씨는 등받이를 힘껏 젖히고 좌석 테이블을 꺼내 휴대전화를 올려두고 보고 있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뒷자리 여성 B씨가 항의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B씨는 “이보세요. 지금 다른 의자들 보세요. 이렇게 뒤로 젖혔는가”라며 항의하자 A씨는 “무슨 X소리예요. 아줌마”라고 대꾸했다.
막말에 화가 난 B씨는 “X소리는 무슨 X소리야. 똑바로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A씨는 “목소리 낮추세요. XXX이네”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B씨는 “XX 진짜 지XX이네. 네가 먼저 욕했잖아 지금. 너 지금 다른 데 의자 한 번 봐라. 너처럼 이렇게 돼 있는지. (의자) 세워라”라고 소리쳤다.
B씨가 계속해서 “내가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A씨는 “난 안 불편하다. 닥치고 그냥 앉으세요. 내 돈 주고 내가 앉는 거다”라고 떳떳하게 말했다.
계속된 설전에 기차 안은 소란스러워졌고, 결국 역무원이 출동해 B씨의 좌석을 변경해 주겠다고 조치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은 “좌석을 젖힐 수 있는 만큼 젖히는 게 권리 아닌가”라고 A씨를 두둔한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등받이 조절 권리가 있다면 뒷사람도 좌석내 공간을 최대한 누릴 권리도 있다. 당연하다는 듯 뒤에 앉은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면 안된다”며 B씨를 옹호했다.
한편 ‘도로운송차량보안규칙 제22조 좌석’을 보면 앞좌석 등받침 후면과 뒷등받침 전면의 거리는 65㎝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프리미엄·우등 버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좌석당 65㎝~71㎝정도의 공간이 주어지게 된다. 이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등받이를 젖히는 것에 대해 앞사람은 “내 권리다”, 뒷사람은 “내 공간이다”며 잦은 분쟁이 발생한다.
지난 2015년에는 60대 남성이 비행기에서 의자를 뒤로 젖힌 앞자리 승객과 실랑이를 하던 중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는 60대 남성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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