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가운데 군 당국이 북한이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17일 합동참모본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개시 이후 군사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 거래, 전술 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여러 근거를 제시했다.
합참은 우선 무기 거래 측면에서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 로켓’에 대해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되는 명칭”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 국가와 무장단체에 수출해오고 있다는 정황이 계속 식별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하마스는 전술 교리 측면에서도 유사점이 많은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휴일 새벽 기습 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로켓포 방어 체계)’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 장벽에 설치된 각종 감시, 통신, 사격 통제 체계 파괴 후 침투 등의 양상이 우리가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를 고려하면 북한의 전술 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침투 역시 북한이 전수한 전술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우리 전방 지역에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북한은 은밀 지상 침투가 제한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 침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북한은 이번에 효과를 본 ‘하마스식’ 기습 공격 전술을 유사시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군은 철저한 전훈(戰訓) 분석과 교훈 도출로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발전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합참은 하마스의 공격 때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상당수 로켓포를 요격해 인명 피해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스라엘군 자료를 인용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6600여 발로 이 중 900여 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고 아이언돔에 의해 700발 이상이 격추됐다”며 “격추율이 약 78%로 200여 발 정도만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아이언돔 요격 체계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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