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을 언급하며 공동 행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각각 핵 개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역내 안보 불안감을 높이는 맞불 전략으로 한미일의 압박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는 셈이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들이 전날 접견에서 “조선 반도와 동북아 지역 정세 등에서 공동 행동 강화에 대해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조로(북러) 수뇌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해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 조로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는 뜻도 밝혔다. 북러 간 관계 강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전날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회담도 진행됐다. 지난달 북러정상회담 합의에 기초해 경제·문화·과학기술 등에서의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방문 일정들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평양에서 출발했다고도 전했다.
이날 북한은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금융감독법과 살림집(주택)관리법을 채택했다. 통신은 금융감독법에 대해 “금융 활동을 원활히 보장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데서 나서는 법적 요구들을 규제했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국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금융 활성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금융 발전을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러·북중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면서 경제 부문도 활성화시키겠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감독’이라는 용어에서 정부가 금융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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