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1인 가구가 느는 등 간편식 유행으로 ‘밀키트’ 언급이 증가하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음식 재료와 양념을 포함해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상태로 포장 판매하는 음식이다. ‘밀(Meal)’과 ‘키트(Kit)’의 합성어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우리말 순화어로 ‘바로요리세트’를 제시하고 있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음식 자체가 패션처럼 느껴지면서 덩달아 외국어·외래어 남용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즉석음식), 정크푸드(부실음식·부실식품), 푸드트럭(음식판매트럭·먹거리트럭)은 이미 익숙한 단어들이다.
특히 요즘 음식 용어의 출처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방송에서 자주 사용하면서 흔해진 말로 ‘오마카세’가 있다. 이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메뉴판이 따로 없이 그날 주방장이 알아서 내놓는 일본식 코스 요리를 가리킨다. 최근에는 그냥 고급 요리의 성격으로도 사용된다. ‘주방특선’이라는 쉬운 우리말 순화어가 제시돼 있는 상태다.
제한된 식이요법에서 벗어나 어쩌다 한 번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날로 ‘치팅데이’가 있는데 몸을 ‘속인다’는 뜻의 ‘치팅(Cheating)’과 ‘날’을 뜻하는 ‘데이(day)’가 합쳐진 단어다. 국립국어원은 ‘먹요일’이라는 재미있는 순화어를 제시하고 있다.
요리를 소개하면서 ‘페어링’이라는 말도 쓴다. 익숙한 페어링은 로켓 발사 시 인공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이지만 여기서는 요리와 술 등의 최적의 조합을 의미하는 ‘맛조합’을 말한다.
중국발 ‘탕후루’도 논란이다. 이는 작은 과일에 설탕물을 입혀 차갑게 굳힌 것으로 중국어 발음 그대로다. 국립국어원의 공식 순화어는 아직 없지만 전문가들은 ‘과일설탕’ ‘생과일설탕’ ‘설탕과일’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햄버거나 피자 등과 같은 외래어를 사례로 들기도 하는데 불가피한 고유명사가 아니라면 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