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준비가 더 끔찍" 대장내시경 대신 '이 검사' 한번이면 암 잡는다[헬시타임]

대장암, 20~40대 발병률 급증…암 발생순위 3위 올라

80%가 용종서 발달…초기 치료땐 5년 생존률 94%

내시경 거부감 크다면 혈액 기반 유전자검사 해볼만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진단에 유용하지만 검사 전 준비과정이 번거롭고 내시경 삽입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도 많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캡처




“내일 모레 대장내시경이라며. 또 회식이야?”

“거래처 일정 조율이 안되서 취소했어. 올해는 건너뛰고 내년에 하려고.”

입사 6년차 직장인 서경제(37·가명) 씨는 지난해 영업부로 발령이 난 뒤 불가피한 술자리가 잦아졌다. 서씨는 잔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했던 아버지가 2년 전 갑자기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돌아가시자 큰 충격을 받았다. 매년 꼬박꼬박 검진을 받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 꼭 필요한 검사다. 전문가들은 특이 증상이 없어도 50세부터 최소 5년에 한 번은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용종을 절제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고 더 자주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업무상 접대나 회식 등이 많은 직장인들에게는 대장내시경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난생 처음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던 서씨도 검진기관에서 보내온 안내문을 읽고 당황했다.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사흘 전부터 잡곡, 현미밥은 물론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전부 금지라 사실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검사 전날 2리터가 넘는 장 정결액을 마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내는 매일 밤 늦도록 술을 마시는 것도 모자라 어렵사리 잡은 검진을 취소했다는 말이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결국 아침부터 한바탕 말다툼을 벌인 서씨 부부. 검사 부담을 줄이면서 암을 미리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韓, 20~40대 대장암 발생률 1위…연평균 증가율 4.2% 달해


대장암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올해 5월 공개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장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2만7877명으로 전체 암 발생자 24만 7952명의 11.2%를 차지했다. 햄, 소시지 등 가공육 섭취가 늘어나고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20~40대 젊은 층의 대장암 발병률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15~34세 연령층의 대장암 발생률 순위는 2018년 5위에서 2019년 4위를 지나 2020년 3위로 올라섰다.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가 지난해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았다.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가장 높은 4.2%였다. 현 추세대로라면 대장암이 향후 20~40대의 주요 암 사망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설명


대장암의 80~85%는 용종에서 기인한다. 대장 용종은 대변과 닿아 있는 대장의 점막 표면이 돌출되어 나온 병변이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다. 모든 대장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종, 톱니모양 용종 등 일부는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암으로 자랄 수 있다. 대장암은 진단 시점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초기 단계에 발견하면 5년 상대생존율이 94%로 높은 편이다. 반면 원격 전이 시 5년 생존율은 20%로 급격히 하락한다. 다행히 용종에서 암으로 진행되기까지는 5~10년 가량 걸린다. 정기 검진을 통해 수술이 가능한 초기 단계에 발견하는 게 최선이다.

◇ 50세부터 연 1회 대장암 검진 필수…“고위험군은 더 일찍 시작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연 1회 대장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1단계로 대변에 혈액이 있는지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2단계로 대장내시경검사를 실시한다. 내시경 도중 용종이 발견되면 바로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실시해 대장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국내 대장암 발생률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이르면 2026년부터 대장내시경을 국가 대장암 검진사업 기본 검사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검진 일차검사로 채택되더라도 50세 미만은 여전히 정기 검사를 받을 기회가 적다. 검사 전 준비과정이 번거롭고 내시경 삽입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 환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높은데 드물게 내부 출혈, 천공 등 검사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 혈액 속 암 유전자 정보 분석…대장암 진단 정확도 100% 육박


최근에는 이런 검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검사법도 등장했다. 국내 기업인 아이엠비디엑스가 출시한 ‘캔서파인드’는 1회 채혈로 대장암부터 위암·간암·췌장암·폐암·유방암·난소암·전립선암 등 8개 암을 동시에 진단하는 검사법이다. 혈액 속 암 유래 유전자정보(DNA)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고 그 특징을 바탕으로 원발 부위를 예측한다. 일차적인 암 선별검사 개념이라 양성인 경우 대장내시경,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암 진단 정확도가 85%에 달하고 대장암의 경우 100%에 근접해 도입 직후부터 현장 수요가 높다고 알려졌다.

하나로의료재단 의료진이 대장암 검진을 원하는 수검자에게 캔서파인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하나로의료재단


혈액 등 체액 속 유전자 분석을 통한 암진단 검사는 세계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다중암 검사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미국 그레일사는 혈액 속 메틸화 분석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갤러리’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엠비디엑스 외에 GC지놈, EDGC(245620)(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이 액체생검 기반 정밀진단 기술을 보유 중으로 기술적인 측면은 각각 다르다.

이달부터 캔서파인드를 도입한 백세연 하나로의료재단 미래의학사업실실장(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은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 간암, 폐암 등 질병 부담이 높은 암들을 스크리닝할 수 있어 고무적”이라며 “도입 초기 단계지만 내시경, 초음파 등 영상검사를 힘들어하거나 더욱 정확한 검진을 원하는 수검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으로서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