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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한산', 홍대는 '북적'… 핼러윈 참사 1주기 맞은 번화가들

27일 오후 8시 기준 이태원에 1만여 명 방문… 홍대는 8만명

이태원 참사 골목에 추모객들 발길 이어져

마포구청 등 홍대에 합동 상황실 마련… 도보 순찰 진행

27일 오후 이태원의 모습(위)과 홍대의 모습. 채민석 기자




27일 오후 9시. 핼러윈을 앞둔 금요일 밤이었지만,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는 아직 1년 전의 참사를 잊지 않은 듯 차분한 분위기였다. 주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핼러윈 장식도 찾아보기 어려웠고, 분장한 직원이나 행인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난해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였지만, 이날은 양방향 통행을 위해 도로 한 가운데 설치된 바리케이드 양쪽으로 스무 명 남짓한 보행자들이 걸어 다니고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대부분의 주점은 빈자리가 가득했다. 일부 상점들은 추모의 의미로 영업을 하지 않기도 했다. 이태원의 한 클럽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했던 참사를 의식해 핼러윈 분위기를 내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라며 "평상시 금요일 저녁과 비교하면 오늘은 유독 사람이 없는 편이다. 손님들도 대부분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인파는 몰리지 않았지만, 관계기관의 경비태세는 지난해와 달랐다. 골목 곳곳에 형광 옷을 입은 경찰들과 노란색 조끼를 착용한 용산구청 직원들이 경광봉을 들고 행인의 통행방향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태원역을 중심으로 소방차와 경찰차들이 배치돼 있었으며, 차량 통행을 위한 비상 통행로도 확보돼 있었다.

지난해 참사가 발생했던 골목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앞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꽃을 두고 가거나 추모 글귀를 적어 벽에 붙인 뒤 묵념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정모(35)씨는 "지난해에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현장은 차마 찾지 못했는데, 1주기를 맞아 제대로 된 추모를 하고 싶어 오게 됐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27일 오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추모객들이 포스트잇에 애도의 문구를 적고 있다. 채민석 기자




반면 홍익대학교(홍대) 인근 번화가는 이태원과 다른 모습이었다. 27일 오후 8시 기준 이태원에는 1만여 명만 방문했지만, 홍대에는 8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홍대 주점들은 손님으로 꽉 차 있었고, 클럽 앞에는 수십 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핼러윈 복장을 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행인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핼러윈 코스튬을 입고 홍대에 방문한 20대 박모 씨는 "이태원은 지난해 참사가 발생했던 만큼 추모객이 방문해 분위기가 무거울 것 같아 홍대로 오게 됐다"며 "희생자를 추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회복할 시기가 됐다. 안전에 유의하며 핼러윈을 즐기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파 집중이 예상되자 마포경찰서와 마포소방서, 마포구청 등은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홍대 KT&G 상상마당 앞에 '핼러윈 대응 합동 상황실'을 마련했다. 또한 홍대 번화가 6개소에 위험 단계에 따라 경고 문구와 음성을 표출해 보행자들에게 상황을 알려주는 'AI 인파관리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했다.

27일 오후 홍대 주점 앞에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채민석 기자


박강수 마포구청장, 임성순 마포경찰서장, 김용근 마포소방서장 등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안전관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뒤 약 1시간에 걸쳐 도보 순찰을 했다. 이들은 보행로 장애물들을 치우고, 불법 좌판을 설치한 상점에 대해 시정조치를 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도 홍대 레드로드 일대를 방문해 사전 안전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2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핼러윈 인파 대비 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대와 이태원 등 주요 번화가에 경찰관 620명, 기동대 10개 부대 등 총 1260명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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