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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난해함'에 반 토막 난 평점…하지만 해석은 재밌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오영이]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은퇴 번복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난해하지만 오히려 좋아…해석하는 재미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 /사진=대원미디어




메인 포털 사이트들에서 평점이 반 토막 난 채로 혹평을 받고 있는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은퇴를 번복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으로 평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며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개봉 후 6일 만에 100만 관객 수를 돌파한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쟁으로 인해 도시를 떠나 새로운 곳에 이사한 후 우연히 신비한 세계에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쟁 중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마히토는 어머니의 고향으로 이사 간 후 아버지와 재혼한 어머니의 동생 나츠코와 함께 새 삶을 꾸리려 노력한다.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 /사진=대원미디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히토는 자신이 어머니를 채 잊기도 전에 결혼한 아버지와 나츠코를 향한 악의를 깨닫는다. 감정을 표출하지 않을 뿐 조금씩 진심을 숨기며 살던 어느 날 이사한 집 뒤편에 있는 수상한 탑을 보게 되고 이에 말하는 왜가리까지 등장하며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달리 또 다르게 존재하는 세계로 입장한다.

은퇴를 번복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인 이번 작품은 시사회를 개최하지 않고 개봉 직전까지 따로 홍보 활동도 하지 않았으며 예고편만 공개했다. 역대급 미스터리 마케팅의 결과로 작품에 참여하는 성우진까지 목소리만 듣고 관객들이 알아서 맞추는 사태에 이르렀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치솟았다.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 /사진=대원미디어


이러한 큰 기대 탓일까,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본 직후에 '난해하다'는 평을 쏟아냈다. 개연성을 잃거나 이음새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흔히 '개꿈'을 꾼 듯한 느낌의 백일몽 형태의 서사는 관객들을 아리송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차원까지의 세계를 다뤘다면 이 작품은 거의 3차원, 혹은 4차원까지 다루고 있기에 관객들에게는 실로 불친절한 작품이었다.

더불어 호불호가 갈리는 배경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 아내를 잃고 처제와 결혼하는 아버지 마키 쇼이치의 이야기가 윤리적으로 당혹스럽다는 점,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가 만연하던 시절 군수공장을 운영하며 전쟁으로 돈을 벌었던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소년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과거 일본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국의 관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부분 또한 분명 존재했다.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 /사진=대원미디어


하지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뜯어 살피다 보면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에 바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등장인물들 또한 지브리 스튜디오를 굳건히 지키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생을 탄탄하게 받치던 인물들이 작품 속 등장인물로 나오며 관계성을 드러낸다. 작품의 제목 자체인 요시노 겐자부로 작가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또한 실제로 감독의 유년 시절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다. 원안 내용은 외삼촌과 문답 형식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한 소년의 이야기로 영화와 다소 거리가 멀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인생에 있어, 그리고 지브리 스튜디오를 지킬 후계자를 고민해왔던 과정에 있어 어떠한 갈등을 겪어왔는지를 애니메이션에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객들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제목에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내용을 통해 질문을 하는 작품은 많이 봤어도 제목 자체가 질문인 영화는 오랜만이기에, 관객들은 어쩌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든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말처럼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느끼세요. (Don't try to understand. Just feel it.)"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저 노장의 자서전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작화에 빠져든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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