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태평양 휴양 도시 아카풀코를 휩쓴 초강력 허리케인 '오티스'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가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블린 살가도 멕시코 게레로주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나, 지금까지 45명이 숨지고 47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살가도 주지사는 "사망자 중에는 미국 시민권자와 영국인, 캐나다인 등 외국인 3명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허리케인 '오티스'는 허리케인의 분류에서 가장 강력한 카테고리 5등급까지 세력을 키우며 지난 25일 새벽 아카풀코에 상륙했다. 주택 22만채를 비롯해 태평양 해안가에 늘어선 호텔 80%가 영향을 받았다.
피해 정도가 심해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아카풀코 인구 67만명 중 51만3000여명이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현재까지 40%는 복구되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선 연료난과 단수가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물론 1만7000여명의 장병과 국가방위대원이 자원봉사자 및 자치단체 직원과 함께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전복된 자동차와 도로에 널브러진 건물 잔해, 지붕 없는 집, 방치된 선박, 뒤집힌 소형 비행기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며칠째 공유되고 있다.
이번 허리케인의 여파로 아카풀코 해안 지역 건물의 63%에 안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멕시코 정부는 보고 있다. 이 지역 전체 복구 비용은 2700억 페소(20조2800억원 상당)로 추산됐다.
곧 관광 성수기(12월∼이듬해 3월)가 돌아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적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살은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은 3시간여 만에 아카풀코는 완전히 초토화했다"며 "생필품 부족으로 상점에 들어가 물건을 훔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까지 더해진 종말론적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 도시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일간 레포르마는 아카풀코 주민 중 일부는 음식과 의약품 등을 구하기 위해 차로 3시간 거리인 칠판싱고(게레로주 주도)까지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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