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매파적 통화정책을 펴는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새로운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화 방어 여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환율 변동성도 낮아 안정적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브렌던 매케나 웰스파고 신흥시장전략가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밧화가 투자처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은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필요한 외환보유액도 3개월가량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매케나는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는 앞으로 몇 달간 산타 랠리와 같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중앙은행이 매파적 입장을 가진 지역 통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3개월 리스크 분석 결과 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대만·한국·홍콩 등의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뜻이다. 환율 변동성 면에서도 중국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지난 30일간 변동성이 가장 작았다.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의 금리 차가 더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 긴축에 나서는 만큼 해당 국가의 통화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고 필리핀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BNY멜런 투자관리의 아닌다 미트라는 아시아 지역에 대해 “환율 유연성이 충분하고 정책적으로 시장 완충 장치가 있으며 펀더멘털도 나쁘지 않고 단기 부채비율은 더 낮다”며 “지금 아시아 지역의 성장 에너지는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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