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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경고파업 첫날] 역사 밖까지 긴줄…압사공포 휩싸인 퇴근길

운행률 낮시간 70% 퇴근시간 87% 그쳐

자가용, 버스 등 대체수단 이용객 크게 늘어

"파업 실감…출퇴근 서두를 수밖에" 울상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밖까지 시민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채민석 기자




“밀지 마세요! 다음 열차 타세요!”

“인천행 열차가 16개 역 전에 있다네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해 깜짝 놀랐어요.”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부터 이틀간 경고성 파업에 들어가면서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들의 발이 묶였다. 특히 퇴근 시간이 시작된 오후 5시부터는 직장인들이 지하철 역으로 몰리면서 역사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섰고, 열차 내부에 끼인 시민들은 압사 공포를 호소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내에 시민들이 몰려있다. 사진=정유민 기자




9일 2호선 삼성역 인근에서 일하던 직장인들은 지하철 파업 소식에 오후 5시부터 퇴근을 서둘렀다. 이미 역사 내에는 열차 한 칸 당 10명 이상의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지하철은 도착하지 않았다. 역을 나가는 사람은 없는데 들어오는 사람만 늘면서 여기저기서 “밀지 말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직장인 이 모 씨는 “평소 이 시간에는 못해도 3~4분에 지하철이 한 대 씩 오고 붐비지도 않는데 오늘은 15분을 넘게 기다렸다”면서 “15분만에 도착한 열차도 만원이라 그냥 보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오후 6시 5호선 여의도역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 100여명은 지하철역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우산을 쓰고 줄을 섰다. 같은 시각 2호선 강남역도 개찰구에서부터 긴 줄이 만들어졌다. 열차 내 인구 밀도도 평소 퇴근 시간대 수준을 넘어섰다. 열차 내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유리 문에 볼과 손바닥을 붙여 간신히 탑승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직장인 정 모(27) 씨는 “열차에 사람들이 이미 너무 많은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타다 보니 숨쉬기도 어려웠고 압사 당할까봐 무서웠다”면서 “'밀지 말라'는 소리도 계속 들려 정말 사고가 나는 것 아닌가 우려했다”고 말했다.

퇴근대란에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서울교통공사 측은 “노조 파업으로 퇴근시간대 지하철 혼잡이 예상된다. 파업기간 동안 증회운영 중인 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직장인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사진=정유민 기자


이날 오전 9시부터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도 파업의 영향을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쯤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서 인천 방면으로 이동하던 김 모(30) 씨는 “제일 빨리 오는 열차가 양주에 있다”면서 “16개 역 전에 있어 30분은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하철 5호선 군자역에서 천호역 방향으로 이동하던 직장인 김 모(24) 씨는 “여의도역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열차에 못 탄 시민들도 있었다”며 “기관사가 ‘다음 열차를 이용하시라’고 소리치는데도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기니까 사람들이 기다리기 싫어서 억지로 더 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만 첫 차부터 오전 9시까지는 지하철이 100% 정상 운행하면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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