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찰스 3세 국왕 등이 참석하는 현충일 행사에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들을 기렸다.
11일(현지 시간) 저녁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에서는 한국전 참전 용사 콜린 새커리 씨가 무대에 올라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했다. 새커리 씨는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최고령 우승자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올해 7월 부산에서 개최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도 아리랑을 불렀으며 2호 명예보훈장관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새커리 씨는 93세의 고령에도 힘 있는 목소리와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노래했다. 그는 노래 부르기 전 “아리랑은 단합·힘·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한국전 참전 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휴전일(11월 11일)을 현충일로 삼고 그 무렵 토요일에 재향군인회 주최로 로열 앨버트홀에서 전사자 추모 행사를 연다. 일요일에는 도심의 세노타프(전쟁기념비) 주변에서 퇴역 군인 등이 참가하는 행진이 있다.
추모 행사에는 국왕을 포함해 왕실 주요 인사와 총리 등 주요 정치인이 참석하며 BBC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날도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부부, 리시 수낵 총리 부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전 정전 70주년이 가장 먼저 다뤄졌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브라이언 패릿 전 준장은 이날 무대에 나와 “오늘 밤 우리는 아주 먼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와 친구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모그리지 씨는 “70년이 지난 지금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에서 한국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보며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때 로열 앨버트홀 바닥에는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영상이 띄워졌다.
행사 진행자는 한국전에 관해 소개하며 영국군 약 8만 명이 참전했고 그 중 11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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