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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로 경제 읽기] 무장애 탐방로는 ‘평탄길’로

<20·끝> 차별어

사진 제공=국립공원공단




가을이 깊어가면서 걷기 여행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 공원이나 산길을 가다 보면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무장애 탐방로’가 많이 마련돼 있다. 시설을 만든 취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듯하다. 하지만 꼭 ‘장애’라는 말을 넣어야 할지는 의문이다.

‘무장애’는 현행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단어는 아니지만 최근 널리 쓰이고 있다. ‘무장애 탐방로’는 ‘공원 내에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를 위해 계단이나 턱 등의 장애물을 없앤 탐방로’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국립국어원은 무장애 탐방로 대신 ‘평탄길’이라는 쉬운 우리말 순화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알게 모르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언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 ‘주린이’ ‘골린이’ 등 특정 단어에 ‘어린이’를 붙여 초보자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표현도 논란이다. ‘주린이’는 ‘주식+어린이’, ‘골린이’는 ‘골프+어린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 이런 신조어가 아동을 비하하는 표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녹색어머니회라는 표현의 경우 꼭 어머니만 활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없다. 국립국어원은 ‘녹색학부모회’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또 유모차는 ‘유아차’나 ‘아기차’로, 벙어리장갑은 ‘통장갑’이라는 순화어를 각각 내놓은 바 있다.

여경 및 여류 작가 같은 단어는 성차별을, 눈먼 돈이나 꿀 먹은 벙어리 등은 장애인 차별을 담고 있어 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결정 장애’라는 단어도 차별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무언가에 ‘장애’를 붙이는 것은 부족함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장애인은 늘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는 취지다.

차별어를 수정하기 위해 만든 순화어가 또 다른 차별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탈북자는 ‘새터민’, 국제결혼 가정은 ‘다문화 가정’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부정적 인식과 연결지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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