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50여 명의 석방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선 가운데 인질을 풀어주고 교전도 일시 중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국내외 여론도 악화되자 양측이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및 일시 교전 중지 협상 타결이 눈앞에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여성과 어린이 중심으로 50여 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동을 석방하는 한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 또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인질 교환과 함께 사흘 정도 교전을 멈추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협상은 미국·이집트·카타르 등이 중재하고 있다.
하마스가 지난달 7일 납치한 여성·어린이 인질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는 협상이 진행 중임을 인정하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네타냐후와 그의 전쟁 정부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알시파병원을 공격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알시파병원이 하마스의 군사 기지로 사용되고 있고 병원 지하에 하마스 지휘본부와 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알시파병원 점령 시 인질 석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병원 공격에 나선 이유다.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지구의 최대 병원을 공격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병원 내에서 하마스의 흔적을 발견했다며 영상을 공개했는데 발견된 무기는 총 11자루, 수류탄 9개, 군용 조끼 3개에 불과했다. 인질의 흔적도 없었다. 영국 BBC는 “하마스 지휘센터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며 “국제적 비난을 불러일으킨 작전을 펼쳤지만 보여줄 게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는 ‘알시파 지휘본부설’을 부인해온 하마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에 선을 그었다. 이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하마스를 비난하면서도 “병원 공격 작전은 이스라엘군이 계획과 실행을 전담했고 미국이 승인하지는 않았다”며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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