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단순히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한 20대 남성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진주지청 형사2부는 경남 진주시 한 편의점에서 머리가 짧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말리는 50대 남성 손님도 폭행(특수상해), 업무방해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밤 12시10분께 진주시 하대동 한 편의점에서 상품을 바닥에 던지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에 20대 아르바이트생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빼앗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켜 파손시킨 뒤 “너는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며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옆에 있던 남성이 이를 말리자 "왜 남자 편을 들지 않느냐, 저 여자는 페미니스트"라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물건을 던져 3주의 상해를 가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가 평소 '페미니스트는 여성 우월주의자로서 정신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머리가 짧은 아르바이트생이 페미니스트 외모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전형적인 혐오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은 "편견을 갖고 특정 집단과 그에 속하는 사람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는 혐오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치료 지원, 심리 상담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여성의당 경남도당·경남여성회는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폭력 가해자들을 엄벌할 수 있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들은 “여성 대상 증오범죄가 유의미한 수치로 나타난 것은 신림역 칼부림 사건 전후”라며 “비자발적 독신자들의 유사 범죄 예고가 전국에 들끓고 등산로 살인 사건처럼 이들은 실제 살인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서 정의하는 여성폭력은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와 그 밖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에 불과”하다며, “현행법은 여성폭력을 모두 포함할 수 없어 여성폭력 가해자들을 처벌할 근거가 부족한 ‘빚 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일련의 여성 대상 증오범죄를 아울러 처벌할 수 있도록 현행법을 개정하고, 여성폭력 개념을 제3자까지 확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