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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마약사범 5년새 3배 늘어…1위는 태국인

[마약과 전쟁 500일] 올 적발 규모 3000명 육박

베트남인도 급증…중국인은 감소

외국인 수감자 37%가 마약 혐의

전국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021년 3월 8일 마약을 비타민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뒤 국내에 유통한 태국인 7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필로폰 4,00㎏과 야바 7600정. 전주=연합뉴스




태국 등 외국인 마약사범이 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유입되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붙잡힌 외국 국적 마약사범이 5년 새 3배나 급증해 조만간 3000명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마약사범의 증가세를 꺾기 위해서는 사정 당국이 국제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마약사범은 2573명으로 2021년(2339명)보다 200명 넘게 증가했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938명)보다 3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올 들어 9월까지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만도 2294명에 달한다. 아직 3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올해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예측이다.

투약·밀수·밀매 등으로 국내 교정 기관에 수감되는 외국인 마약사범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8년만 해도 밀수·밀매·투약 등 혐의로 수감된 외국인은 126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613명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외국인 수감자(1657명) 중 37%가 마약 혐의로 구치소·교도소 등에서 철창 신세를 지고 있을 정도다. 2021년부터는 살인을 넘어 수감 혐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마약사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태국인이다. 2019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어 중국·베트남 순이다. 특히 태국인 마약사범은 해마다 증가하면서 중국과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태국인 마약사범은 991명에 달한다. 2018년(302명)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도 9월까지 928명을 기록, 연내 1000명 선 돌파가 점쳐지고 있다.

반면 중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649명으로 2018년(362명)보다 287명 느는 데 그쳤다. 대신 5년 새 10배 이상 느는 등 베트남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마약사범의 경우 2018년만 해도 3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145명에서 2021년 310명으로 또 2022년에는 471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적발된 베트남 마약사범만도 458명에 달한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과 맞물려 태국 등 동남아시아 출신 마약사범이 늘고 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내 체류하는 태국인들이 몰래 들여오는 것은 ‘야바’로 농장이나 유흥 업소 등을 중심으로 매매·투약이 이뤄진다”며 “현지와 국내 공급책을 따로 두고 태국인끼리 거래하거나 투약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바는 암페타민계 합성 마약으로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카페인 등 성분이 혼합돼 있다. 그는 이어 “야바의 경우 필로폰 함량 미달의 이른바 ‘짝퉁’까지 등장할 정도”라며 “이는 국내 체류 태국인들 사이에 말 그대로 마약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어 단속과 국제 공조 등 수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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