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간된 지 10년이 된 책이 배우 한소희의 추천으로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무러 800페이지에 달하며 2014년 출판 당시에는 이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4일 출판계에 따르면 페르난두 페소아의 에세이집 ‘불안의 서’는 최근 주문이 몰려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알라딘,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이 품절되자 예약판매 형태로 책을 판매 중이다.
지난달 말 배우 한소희는 한 잡지 인터뷰에서 ‘애도 일기’와 ‘불안의 서’를 소개했다. 그는 특히 “'불안의 서'라는 두꺼운 책을 오래도록 읽고 있다. 책에 인상 깊은 말이 있는데, 모든 사람이 24시간 동안 잘 때만 빼고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라는 것”이라며 “불안은 아주 얇은 종이라서 우리는 이 불안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 오늘은 오늘의 불안을, 내일은 내일의 불안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사 봄날의책에 따르면 인터뷰 공개 직후 재고 수백 권이 순식간에 소진돼 중쇄에 들어갔다.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에서는 ‘중쇄'를 찍는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초판도 다 팔리지 못한 채 폐기되는 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불안의 서’는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 시인 페소아가 쓴 에세이집으로, 짧으면 원고지 2~3매, 길면 20매 분량인 글 480여 편이 실려 있다. 다른 출판사에서는 ‘불안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했다. 봄날의책에서 나온 국내판은 소설가 배수아의 번역 덕분에 문장이 유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