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6개월을 맞아 5일 열린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사각지대 노출·피해자 지원 부족 등 특별법의 미비점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국회는 오는 6일 특별법 개정을 위한 국토법안소위를 열고 피해자 지원 강화 및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정부가 ‘명도소송 중지명령’을 통해 신탁사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정부의 매입임대 지원이 곤란해 다가구주택·근린생활시설 임차인과 함께 전세사기 특별법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여겨져 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4선)은 “최근 신탁사기 피해주택의 채권자로 명도소송을 진행한 신협 관계자를 만났는데, 이 분들도 채권 회수가 아닌 배임 혐의 때문에 명도소송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명도소송 일시중지를 명하면 배임 혐의가 없어지니 자신들도 부담없이 명도소송을 중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도소송을 잠시 중지하고, 그리고 특별법에 반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저희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선 조치·후 법안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책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대전 동구·초선)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제공되는 긴급주거와 관련해 “대전 지역 같은 경우 40채 정도가 지원된다”며 “공급이 너무나 적다”고 전했다. 이어 “(긴급주거는) 원래 살던 곳과 거리도 굉장히 멀고, 한 번 지원에서 떨어지면 우선순위도 많이 밀린다”며 긴급주거 지원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야권이 요구하는 전세보증금 회수 방안인 ‘선 구제–후 회수’를 두고도 여야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 ‘전세사기 근절대책 및 보완입법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인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초선)은 “피해자들이 젊은 만큼 최소한 최우선변제금 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야 한다”며 법안소위에서 ‘선구제 후회수’ 의논을 제안했다. 그러나 원 장관은 “조금이라도 더 지원을 두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고민하겠다”면서도 “거래의 신용 질서를 가급적 손상을 안 시키면서 접근하려고 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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