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헤르조그 앤 드뫼롱이 서울시 서초구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들어서는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 설계를 맡는다. 2028년 개관될 수장고는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을 전부 공개하는 국내 최초 열린 미술관형태가 될 예정이다.
6일 서울시는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에 스위스 헤르조그 앤 드뫼롱(HdM)사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HdM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2001년)을 수상한 곳으로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독일 함부르크 앨프 필하모니, 중국 베이징 올림픽주경기장 등을 설계했다.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건립될 수장고(대지면적 5800㎡, 연면적 1만 9500㎡)는 보유하게 될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 ‘열린 미술관형 수장고’다. 대지에서 채굴한 암석을 이용해 각기 다른 모양의 4개의 매스 위에 건물을 올린 구조로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조성다. 1층 매스 사이 공간에는 4개의 공개정원이 조성되며 6층 카페는 4개면을 통유리로 설계돼 서울 도심 파노라마 전경을 주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친환경 건축을 위해 건물 전면에는 태양광 패널이 붙는다.
내부는 중심부를 고깔 형태로 개방한 구조다. 이를 통해 1층에서도 각층 전시품 일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계단형 강당은 서리풀 언덕쪽으로 무대를 설치해 자연 속 공연장을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미술작품, 도‧토기, 지류 등 온도·습도 등 보존조건에 따라 수장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기여비 1260억이 투입돼 2028년 개관될 예정이다.
서리풀 개방형 수장고 국제설계공모전은 민간 기부채납 건축물의 첫 설계 공모 사례다. 9월부터 시작된 설계 공모는 1일 세계적 건축가 7명이 약 850명의 시민과 전문 심사위원단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단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손진 이손건축 대표, 민성진 SKM건축 대표, 그레이스라 하버드 GSD 교수, 페르난도 메니스 메니스 아르퀴텍토스 대표건축가, 예비 심사위원인 존홍 서울대학교 교수로 이뤄졌다.
심사위원단은 “당선작은 대지와 주변상황을 잘 포착하여 단순하고 우아한 기하학적 형태로 풀어냈다”며 “1층에서 상부로 이동하면서 보존조건에 따라 정교하게 분류한 수장품을 방문자가 로비에서부터 단계적으로 발견해가는 방식을 택한 것은 기존 박물관, 미술관과는 차별되는 독창적인 개방형 수장고의 모델로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서리풀 개방형 수장고가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도 관련 주체가 상호 협력해 혁신과 독창성이 실현되는 문화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초구 국군정보사령부 부지는 지하 7층~지상 13층, 연면적 56만1660㎡ 규모 업무시설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엠디엠플러스 컨소시엄이 시행을 맡고 있으며 업무시설 일부는 임대 또는 매각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