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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부 R&D 예산 삭감에 교원 수입 끌어 쓴다

내년 연구비 268억 감소 예상…14%

"교원 사외이사 수입 기부로 충당"

현재까지 확보된 기부금 50억원가량…부족분은 268억원

서울대학교 정문.연합뉴스




서울대학교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전임교원의 사외이사 수입을 기부받아 연구장학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환 서울대 발전재단 상임이사는 18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의 경우 연구비 예산에서 학생 연구원에 지원하던 예산 규모가 1912억원에서 1644억원으로 대략 268억원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을 올해 대비 16.6%(5조 2000억원) 감축한 25조 9000억원으로 편성함에 따라 서울대도 연구개발비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상임이사는 "이에 이공계와 인문사회계 대학원 등 소속 학생의 지속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고자 학문 후속세대의 인건비 마련 방안을 고민했다"면서 부족한 예산을 전임교원의 초과 수입으로 충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는 전임교원들이 사외이사 겸직 허가 이후 받게 되는 일정 금액 이상 수입에 대해 기부금을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 근거는 '서울대 전임교원 사외이사 등 겸직허가에 관한 규정'으로, 겸직교원은 일정 부분(연 2000만원 초과 금액의 15%)을 서울대 발전기금으로 출연하도록 돼 있다.

이미 서울대는 해당 기부금을 학사장학금(선한인재장학금)으로 적립해 학생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학부생의 경우 비교적 장학금 조달원이 다양한만큼, 앞으로는 기부금을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예산지원에 집중해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 상임이사는 "매년 사외이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올해 들어오는 다른 수입원을 고려하면 당분간 어느 정도는 연구장학금 형태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원 기부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9년~2022년까지 4년간 모인 기부금은 50억원가량으로, 학생 연구원 지원 예산 삭감 규모인 268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강병철 연구처장은 "한꺼번에 268억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데, (50억원 이외의) 나머지는 학교 재원을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인건비 풀에 있는 재원은 교수님들이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교수님들과 협의를 해서 연구비가 (충분히) 있는 분들을 설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서울대는 기금 확충을 위해 신규모금사업 등의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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