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교역로인 홍해에서 예민 반군 후티가 민간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항해 다국적 함대를 꾸리고 홍해 해양 안보 강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18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예멘군(반군)은 해상 드론으로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당국과 관계된 선박 2척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이 된 선박은 파나마 국적의 컨테이너선 ‘MSC클라라호’와 노르웨이 선사가 소유한 유조선 ‘M/V스완아틀랜틱호’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을 선언한 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최소 10척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후티 반군의 연쇄 공격에 세계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를 통한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는 “홍해 항로 안보 상황이 악화한 데 따라 홍해를 통과하는 모든 운송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세계 2위 해운사 덴마크의 머스크, 독일 하파그로이드, 한국 HMM 등도 이미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 마비 우려에 국제 유가 역시 반등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6% 오른 72.47%로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달 초 60달러 선까지 내렸지만 최근 1주 동안만 6% 가까이 올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은 이날 77.95달러로 1.83% 상승했다.
홍해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은 해역에서 순찰을 강화하기 위한 다국적군을 꾸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최근 후티 반군의 무분별한 공격 강화는 국제적 도전”이라며 “홍해 안보에 중점을 둔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바레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캐나다 등이 공동으로 홍해 위협에 공동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후티 반군의 최고정치위원회의 일원인 무함마드 알부하이티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에 의해 홍해에 파견될 어떤 연합군과도 맞서 싸울 준비가 돼있다”이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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