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무력 위협을 반복하고 경제적 압박도 강화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동을 비판하며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하는 형국이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7일과 17일 두 차례나 중국 풍선이 대만 북쪽 상공을 지난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 측은 이 풍선이 스파이 활동에 사용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초 미국은 중국의 기상 풍선이 정찰 활동을 한다며 격추시킨 적이 있다.
중국은 최근 대만 인근에서 군용기와 군함을 보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미군과 대만 국방부도 이에 맞대응하며 대만해협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추세다. 중국은 대만을 향한 경제적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올 8월 대만산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돼 자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봤다며 최대 22.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이를 ‘정치적 압박’으로 간주했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이달 15일 대만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2010년 대만과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위배되는 ‘무역장벽’ 조치를 시행해 중국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올 4월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규제가 무역장벽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는 당초 10월 12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3개월 연장해 내년 1월 12일로 종료 시점이 늦춰졌다.
총통 선거 하루 전 조사를 마치고 후속 조치를 발표해 대만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중국이 ECFA를 파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 경우 조기 자유화 품목이 많은 대만의 방직·기계·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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