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1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의 흐름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통령과 여당이 30% 초중반의 지지율에서 답보하는 사이 야당이 지지율을 역전하더니 격차가 한층 커졌다. 조만간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로 출범할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가운 민심을 읽지 못하고 쇄신을 미룬다면 21대 총선의 참패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각각 40%, 3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지지율 열세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해 6월 실시된 서울경제와 한국갤럽의 1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8.0%를 기록해 민주당(32.8%)을 5.2%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8월의 2차 조사에서 격차가 1.5%포인트(국민의힘 35.5%, 민주당 34.0%)로 줄더니 10월 3차 조사에서는 역전당했다. 민주당과의 격차는 3차 조사에서 4.2%포인트(민주당 38.1%, 국민의힘 33.9%)였으나 이번 4차 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인 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 역시 냉랭해지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6월 38.3%에서 이달 33%로 하락한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56.7%에서 63%로 증가했다. 여당과 정부의 동반 열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는 지지층 결집 여부와 부동층의 움직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차 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19%였다. 조만간 출범이 유력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의 경우 보수 지지층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중 43%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꼽았기 때문이다. 다만 보수와 진보·중도층을 모두 포함한 전체 응답을 보면 한 장관을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은 22%에 그쳐 숙제로 남게 됐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국정 호재 부재 속 혁신위원회 실패, 비대위 전환으로 여당은 지리멸렬함을 노출했고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졌다”며 “수직적 당정 관계 탈피 등 역동성을 회복해 보수 결집을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비대위의 최대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의 4차 정기 여론조사는 18~1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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