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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LG트윈스 기사님이 쏩니다"…KBO 구단 버스 기사 모임 ‘팔구회’를 만나다 [일큐육공 1q60]



12월 6일 서울시 광진구의 한 고깃집에서 팔구회 회원들이 회식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우승 축하로 건배를 할게요. 29년 만에 우승한 LG 트윈스에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맛있게 드세요!”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연고지에서 우승팀 버스 기사가 회식 자리를 만들고, 해당 구단은 버스 기사들을 위해 한 해 동안 고생했다며 통 큰 고생턱을 내는 날이 있다. 한국프로야구 구단 버스 기사들의 모임인 ‘팔구회’의 회식 날이다. 지난 6일 서울시 광진구에서 열린 팔구회 회식에 일큐육공(1q60)팀이 합석했다. 이번 2023시즌을 위해 전국을 달린 기사님들은 이날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1990년도에 결성된 팔구회는 8개 구단 버스 기사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 회원 상호 간에 상부상조와 친목 도모 및 원정 중에 차 고장 등과 같은 문제 발생 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결성됐다. 현재는 2011년에 창단한 NC 다이노스, 2013년에 창단한 KT 위즈까지 포함해 10개 구단 버스 기사님들이 모였지만, 이름은 여전히 ‘팔구회’다. 프로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에 그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팔구회 회원은 각 구단에 4명씩, 총 40명이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시내·농어촌·시외·고속 버스 기사를 포함한 전국 버스 기사는 9만9139명으로, 팔구회는 전국 버스 기사 가운데 0.04% 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기아 타이거즈 버스 기사 김재일(48) 씨는 “올해로 48살인데 27살 때부터 버스 운전을 했다”며 “운전업이라 남들은 우리를 쉽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40명 안에 들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속 팀과 직업에 대한 강한 애정을 뽐냈다.

야구장으로 향하는 키움 히어로즈 버스.


29년 만에 처음으로 팔구회 회식비를 결제한 LG 트윈스 카드.


야구 시즌 동안 선수·감독·코치를 태우고 전국 경기장을 누벼야 하는 만큼 팔구회 기사의 숙명은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신의 일과를 경기 스케줄에 맞추는 것이다. 그 때문에 144경기 동안 약 80일은 집 밖에서 생활한다.

KT 위즈 버스 기사 노기준(50) 씨는 “원정 경기 때문에 시즌 동안 80~85일은 집에 못 간다”며 “전지훈련을 국내로 가면 한 달은 또 거기에 가야 해 집에 있는 시간은 적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버스 기사 이진구(54) 씨도 “그런 경우엔 1년 중 200일도 집에 못 갈 수 있다”며 “집에 못 가는 게 아마 애로사항일 거다. 어머니 기일 또는 집안 행사가 있을 때 원정 경기가 잡히면 또 집에 못 간다. 우리에겐 원정 가는 스케줄이 1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팔구회 회식은 한국시리즈 우승팀 기사의 주관 하에 진행되는 만큼 매 회식의 주인공은 단연 우승팀의 기사들이다.

LG 트윈스에서 14년째 버스 기사를 해왔다는 김상걸(52) 씨는 “29년 만에 우승을 했다. 입사해서 14년 만에 처음 우승한 것이다”라며 “정규시즌 우승은 부산에서 했는데, 그땐 현장에 선수들과 함께 있었다. 락커에서 선수들 안아주면서 고생했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엔 바깥에 있었다. 우승해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LG 트윈스 투수 팀 버스 기사 손은수(52) 씨도 “당시 2위 KT 위즈와 3위 NC 다이노스가 모두 패하면서 부산행 버스 안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하게 됐는데, 우승이 확정됐을 때 선수들이 막 환호했다”며 “선수들이 환호하니까 신나서 같이 손들어서 환호하고 싶었지만 운전 중이라 그럴 수 없었다. 정말 너무 좋았다. 저 같은 경우엔 호텔 들어가서도 계속 흥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가 발전하는 데 있어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팔구회 버스 기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일큐육공(1q6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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