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단일 시장과 유로화 출범의 핵심적 역할을 해 ‘미스터 유럽’으로 불린 자크 들로르 전 EU 집행위원장이 98세로 별세했다.
AFP·AP통신 등은 들로르 전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집에서 잠자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최장기 EU 집행위원장을 지내며 단일 시장과 단일 통화,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솅겐 협정 등 EU 통합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토대를 마련했다.
AP통신은 현재 핀란드부터 포르투갈까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들로르가 지은 집’이라는 표현도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 보수당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이끄는 영국 등과 충돌하기도 했다.
들로르 전 집행위원장은 퇴임 후 유럽 연방주의 촉진을 위한 싱크탱크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유럽의 포퓰리즘을 경고하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에 대담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1981년부터 1984년까지 사회당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재임 중 재무장관으로 일하며 이름을 알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 유럽의 설계자’라며 들로르 전 집행위원장에게 경의를 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그는 유럽을 더 강하게 만든 선구자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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