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역 문제를 10년 넘게 돌보지 않았어요. 수원의 일부는 개발돼 살기 좋은 지역이 됐지만 구도심은 전혀 개발이 안된 채 방치됐습니다. 그걸 손 대지 않으면 악화된 수원시 재정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경기 수원정 지역구 출마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된 이 교수는 지난 19일 출마를 선언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아침 7시에는 어제에 이어 광교중앙역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왔다고 했다.
그는 수원정 지역구를 “민주당 간판만 달면 국회의원이 되는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수원정은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매탄동·원천동·광교동 등이 속해 있다. 2004년 총선 때 선거구가 신설된 후 보수정당은 한 번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17~19대 총선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당선됐고, 이후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재보궐선거로 입성한 뒤 21대 총선까지 3선을 했다. 이 교수는 “경기대 교수로 재직하며 25년 가량을 수원에 있었다”며 “수원구치소에 연쇄살인범 판결문 조사를 하거나 수원고등법원에 범죄분석 전문가로 법정에 증인으로 서왔다”며 지역구와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민의힘에서 지역구로 출마하는 이유가 입법을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제안도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수원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내 힘으로 온전히 당선돼 사람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히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 스토킹처벌법을 요구했는데 그게 입법되는 걸 보면서 입법의 효능감을 느꼈다”고 했다.
수원 구도심 공동화를 비롯해 해결해 나갈 문제들도 연이어 말했다. 그는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발전이 없는 모습"이라며 “수원 대부분 지역이 전반적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지만 광교는 과밀화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수원에서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침마다 지하철을 탈 때 힘들어한다"며 “3호선을 수원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영통 소각장 이전과 영통구청 복합청사 건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현준 전 국세청장도 수원 지역구에 출마해 이 교수와 함께 민주당 강세 지역 탈환에 나선다. 이 교수는 “수원의 재정자립도는 2000년대만 해도 70%를 넘겼지만 지금은 40%대 초반이 됐다”며 “용인이 반도체 특구로 지정된 것처럼 수원에도 기업체를 유치해 일종의 경제적 공황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원의 빈 북쪽 공간부터 남쪽의 군 공항까지 일종의 개발 벨트를 만들어 수원 경제를 살려 나가야 한다”며 “방 장관과 반도체특구, 바이오 벨트 형성 같은 합동 공약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31일에는 출마 결심 전부터 써왔던 책 ‘스토킹'의 출간 기념 사인회가 열린다. 이 교수는 “정치 후원금 모금통 없이 저를 좋아해주는 일반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역에서 유세할 때 팬이라며 응원하는 사람도 있고 지하철을 타야 하는 바쁜 와중에 명함을 먼저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수원에서 25년간 헛산 게 아니구나 울컥했다"고 전했다.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지역 상인들을 만나며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이 “TV에서 봤던 것 같다”며 이 교수를 반겼다. 한 상인은 “박광온 의원이 너무 오래해서 인기를 잃은 것 같다”면서도 “민주당 텃밭이라 이수정 교수 당선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원 출마를 선언하자 연구실로 협박 쪽지가 와서 신변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그런 게 무서우면 내가 범죄심리학을 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곳 국회의원들이 뱃지만 달면 여의도로 가서 지역에 오지를 않는다”며 “그분들이 십수 년 동안 해결하지 않은 수월성 교육이나 교통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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