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의원 재직 시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했던 지한파 정치인 에디 버니스 존슨 전 의원이 별세했다고 유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향년 88세.
흑인 여성인 존슨 전 의원은 간호사로 활동하다 텍사스주 하원·상원의원을 거쳐 1993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30년간 텍사스주에 지역구를 둔 연방 하원의원(민주당 소속)으로 재직했다.
그는 등록 간호사(RN) 중 처음으로 미국 연방 하원에 진출했고, 유색 인종 의원으로는 처음 하원의 과학·우주·기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것 등의 이력으로 미국 정계의 '벽'들을 허문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작년 1월 하원 의원 임기를 마치고 은퇴할 당시 그는 하원에서 최고령이었다. 상원의원 재임 시절 고인과 원(院)은 달랐지만 민주당 의원으로서 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고인이 보여준 우정과 파트너십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존슨은 선구자이자 혁신적 공직자였고, 전설적인 하원 '블랙코커스'(흑인의원연맹) 구성원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마이크 혼다 당시 하원의원이 발의해 2007년 하원을 통과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결의는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규정하면서 일본 정부에 공식 인정 및 사죄, 역사적 책임 수용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고인은 한일위안부 합의(2015년 12월)가 도출되기 전인 2015년 7월 미주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 만찬에 참석해 "처음에는 위안부에 대해 잘 몰랐으나 혼다 의원의 설명을 듣고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한미일 3국 의원회의 회원으로서 2013년 한국에서 열린 정례 회의에 참석차 방한하기도 했다.
또 2021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한인회 주도로 열린 3·1절 기념식에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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