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 사이 험난한 정글을 통과해 미국행에 올랐던 이민자 숫자가 지난해 52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현지시간) 파나마 공공안전부 공식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다리엔 갭을 건넌 이민자는 52만85명으로, 2022년 24만 8000여명의 두배를 훌쩍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록적인 규모에는 미성년자 12만명도 포함돼 있다.
최대 엿새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위험한 종단길에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베네수엘라 출신(32만8667명)이라고 파나마 공안부는 밝혔다.
에콰도르(5만7222명)와 아이티(4만6558명) 등 극심한 경제난과 치안 불안 등을 겪는 중남미 국가 출신 주민들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국적자(2만5344명)도 네 번째로 많았는데, 2022년을 포함한 이전과 비교하면 급증한 추세라고 파나마 당국은 전했다.
앞서 지난해 8월 파나마 이민청은 중국인들이 대체로 미국에 해당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 적잖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를 알게 된 인신매매 범죄 집단이 중국인들을 다리엔 갭으로 통과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다리엔 갭은 콜롬비아 북쪽과 파나마 남쪽에 위치한 열대우림 지역이다. 늪지대와 밀림 등 사람의 이동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지형인 데다 독거미와 독사 등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지난 2∼3년 전부터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로 향하는 이주민의 주요 도보 이동 통로가 됐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다리엔 정글은 길이 아니다'라는 캠페인을 펼치는 한편 불법 입국자에 대한 추방을 강화하는 등 이주 흐름 억제를 위한 일련의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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