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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부동산·건설 대출비중 50% 이하로…대손충당금 130% 쌓아야

■행안부 감독규정 개정 건전성 강화

특정 업종 '여신 편중 제한' 신설

새마을금고, 태영에 693억 대출

상호금융권 PF 연체율도 치솟아

2차 부실 우려 선제대응·규제 강화

건설업 자금조달 문턱 더 높아져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 연합뉴스




2025년부터 새마을금고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합이 총 대출의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 또 이들 업종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내년 7월까지 100%에서 130%로 확대한다. 부실 우려를 사전에 막는다는 점에서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부동산 개발 등 건설 업계는 자금 확보에 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자로 새마을금고 감독 기준(행안부 고시)을 개정해 건전성 규제 강화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의 원인으로 지목된 기업대출 증가와 이에 따른 연체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사태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상호금융권도 2차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우선 부동산·건설업 등 특정 업종의 여신 편중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부동산업과 건설업에 대한 대출은 각각 30% 이하로, 그 합계액은 총 대출의 50% 이하로 제한한다. 또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도 100분의 130 이상 적립(현행 100분의 100 이상)하되 올해 7월 110%, 내년 1월 120%, 내년 7월 1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는 타 상호금융 기관보다 앞서 개정하는 것”이라며 “대출 쏠림을 사전에 방지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금 인출에 대비해 금고의 자산 규모에 따른 유동성 비율 규제 규정도 만들어졌다. 내년 1월부터 자산 300억 원 미만은 80%, 300억 원 이상은 90%가 적용되며 2026년부터 1000억 원 이상 금고는 100%를 유지해야 한다. 한도성 여신 미사용 금액에 대한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의무도 신설됐다. 신용환산율은 40%를 적용한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상환 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을 수 있도록 가계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율에 따른 예대율을 현행 100% 이하에서 80~100%로 변경한다.

정부가 새마을금고 감독 기준을 강화한 데는 상호금융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건설업 관련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새마을금고 감독 기준에는 업종별 여신 한도 규정이 없어 지난해 상반기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연체율 문제가 심각해지자 여신업무방법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내부적으로 대출 실행 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유도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2분기 133조 1000억 원에서 3분기 134조 3000억 원으로 약 1조 20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PF 연체율은 2.17%에서 2.42%로 0.2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말 1.19%와 비교하면 1.2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중 상호금융권의 연체율이 2022년 말 0.09%에서 지난해 2분기 1.12%, 3분기 4.18%를 기록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에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내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PF 대출과 단기 차입금 등을 더해 총 693억 원을 대출해줬다.

시장에서는 현재 뇌관으로 떠오른 미착공 사업장들의 정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그래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금융시장 경색이 우려되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 시장의 ‘큰손’이던 새마을금고마저 고삐를 조이면서 자금 조달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본PF로 전환하지 못한 수많은 미착공 사업장들이 브리지론 만기만 연장하면서 연명해 왔는데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성에 따라 정리 수순을 밟게 되는 곳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건설사들이 브리지론에 자금 보충이나 채무 인수 등 신용공여를 한 경우도 많아 막대한 규모의 우발 채무를 떠안는 곳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 역시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현행 100% 이상에서 130%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상호금융업 감독 규정 개정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감독 규정 개정안에 대한 규정 변경 예고를 실시했었다”며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은 각 사에 재무적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많은 의견 수립과 충분한 검토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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