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고심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제3지대의 주역인 이른바 ‘양·금·석(양향자·금태섭·이준석)’과 한자리에서 만난다. 올해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슈퍼 빅텐트’의 키맨들이 모여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모두 거대 양당에 맞서 선거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가운데 제3지대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리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회에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함께 자리한다. 국민의힘 측이 한국의희망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만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기념회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자리에는 당초 이 위원장과 금 대표만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이 전 대표도 참석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양 대표가 과거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같이 일했었고 후배 정치인이기도 한 만큼 격려차 방문하시는 것으로 안다”며 “빅텐트의 대상이기도 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으로 민주당 탈당 및 창당 선언을 미룬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에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르면 다음 주쯤 신당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4명은 현재 저마다의 이유로 신당을 각각 추진 중이나 ‘양당 기득권 타파’라는 공통의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거대 양당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이들 간 연대는 3개월여 남겨둔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은 양당의 수장을 맡은 이력이 있어 ‘전직 대표 연대’로도 주목받고 있다. 여야의 거물급 출신들로 구성된 ‘빅텐트’가 펼쳐지게 되면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에 9일 4자 간 만남에서 연대와 관련한 대화가 화두로 오를지가 관건이다.
문제는 연대 방식이다. 신당의 주체들이 특정 당으로 흡수되는 식의 합당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합당 없이 출마 지역구를 나누며 공동으로 각 당의 후보를 돕는 방식의 선거 연대를 꾀하는 전략도 점쳐진다. 현재 각 신당의 실무자들이 물밑에서 구체적인 연대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CBS 노컷뉴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식을 두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지만,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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