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영화 검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소프트파워 강화를 국가과제를 내세운 만큼 영화 산업 육성 방침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군주제에 대한 검열은 유지한다. 금기의 영역인 군주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소재를 자유롭게 다루도록 하는 셈이다. 태국은 국왕을 신성시하며 왕실 구성원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면 최고 15년형에 처한다.
6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는 군주제와 관련된 것 외에는 모든 영상물 상영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열 지침을 발표했다. 군주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면 영상 상영이 불가능하고, 종교나 성적 소재를 다룬 영화는 전면 금지 대신 등급 분류로 관람을 제한한다.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는 기존 규제는 창의성을 제한하고 태국 사회의 현실에 더 이상 맞지 않는다며 올해 중반까지 새 지침에 맞게 법 개정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집권당 프아타이당 대표이자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인 패통탄 친나왓은 "등급 분류는 관람 적절성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 영화 제작을 통제하는 도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해 9월 세타 타위신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는 영화와 게임 편집, 삭제, 상영과 배포 등의 금지를 명령할 권한을 내려놓고 제작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영화·게임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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