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7일(현지 시간)로 석 달을 맞았지만 전선은 오히려 가자지구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동시에 중동을 찾아 확전 방지를 당부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튀르키예·그리스에서 중동 순방을 시작하며 “진짜 걱정 중 하나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국경이다. 더 이상의 긴장 고조가 없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레바논을 방문한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레바논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끌려가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전쟁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2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3인자인 살레흐 알아우리 정치국 부국장을 사살하면서 중동의 군사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알아루리 암살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대로 6일 오전 이스라엘 북부 메론공군기지에 미사일 62발을 발사했다. 또 다른 레바논 무장단체인 자마이슬라미야도 이스라엘 북부 키르야트 시모나에 로켓 2발을 쐈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들에 보복 공격을 가했고 헤즈볼라 대원 5명이 사망했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서방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이어나갈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하마스 제거, 인질 송환, 가자지구 내부의 이스라엘을 향한 위협 제거라는 세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쟁은) 멈춰서는 안 된다”며 “하마스가 어디에 있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 해체를 완료했으며 중·남부에서의 전투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동 무장단체들의 ‘최대 뒷배’인 이란에서는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이 6일 해군 함정 공개 행사에서 “오늘날 우리는 적과 전면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홍해에서 서방이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단합한 데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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