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필요시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자 ‘백기 투항’한 것이다. 채권단은 이번 방안에 대해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며 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를 밝혔다.
윤 창업회장은 9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 자구 계획에 포함된 내용 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을 투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이 기존 자구안과 관련해 “지금 상태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압박을 가하자 그동안 배제했던 SBS와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제시한 것이다. 태영그룹은 이 외에도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 조달 방안을 넣었다. SBS미디어넷은 추가 매각 대상으로 시장 가치는 2000억~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티와이홀딩스·SBS 주식이 담보로 활용되는 시기는 11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 이후 3개월간 진행되는 자산 부채 실사와 기업 개선 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존 ‘네 가지 자구안’만으로는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됐을 때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4월 제2차 채권자협의회를 거쳐 본격적인 공동 관리 절차가 진행된다. 담보 규모에 대해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은 “필요하다면 SBS와 지주사 대주주의 지분 전체를 걸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자구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를 밝혔다. 산업은행은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조건을 충족하면 지주사 연대보증 채무를 유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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