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후 원전 4기의 수명이 최소 2년 연장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에너지 독립이 시급해지면서 노후 원전 폐쇄 시기를 늦추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영 에너지 기업 EDF에너지는 영국의 헤이셤 원전 A·B와 토네스 원전, 하틀리풀 원전의 가동 연한을 최소 2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이날 밝혔다. 정확한 연장 기간은 영국 규제 당국의 검토를 거쳐 올해 말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EDF에너지는 지난해 헤이셤 원전 A와 하틀리풀 원전의 폐쇄 시기를 2024년에서 2026년 이후로 한 차례 늦춘 바 있다. 헤이셤 원전 B와 토네스 원전은 2028년에 폐쇄될 예정이었다.
수명 연장은 노후 원전 폐쇄에 따른 발전량 급감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EDF에너지는 영국 내 9기의 원전 중 8기를 위탁 운영해왔는데 이 중 3기가 최근 폐로에 돌입했다. 그 결과 EDF에너지가 보유한 영국 원전의 발전량은 지난해 37.3TWh(테라와트시)로 2022년보다 15% 줄었다. 대부분의 원전이 2020년대 말 폐쇄를 앞두고 있어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발전량은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DF에너지는 2026년까지 지난해 수준의 발전량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원전의 성능 향상을 위해 향후 3년간 13억 파운드를 자사 원전들에 투자하기로 했다. FT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을 줄여가고 있는 영국에서 원자력발전량을 유지할 수 있는 조치는 환영받을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외에도 프랑스·스웨덴·벨기에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전 신규 건설,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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