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신년 부산 방문 일정 도중 흉기 피습을 당한 지 8일 만에 퇴원했다. 이 대표는 퇴원 후 첫 메시지로 ‘증오 정치 종식’을 내세우며 본인이 직접 겪은 불의의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 스스로 노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아직은 제대로 발성하기 불편한 듯 여러 번 목을 가다듬은 뒤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셨다. 국민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입을 열었다.
또한 “각별하게 우리 부산 시민 여러분, 그리고 생사가 갈리는 그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하고도 신속한 응급조치로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부산의 소방·경찰, 그리고 부산대 의료진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수술부터 치료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서울대병원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을 전한다”며 관계 당국과 의료진에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존중하고 공존하는 그런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느냐”면서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약 5분간 진행된 공개 발언을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통해 인천 계양구 자택으로 이동했다.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총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당 대표로서 주요 당무는 유선 보고를 통해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영입 작업도 정상 진행된다. 민주당은 울산 지역에서 지역균형발전 활동을 해온 전은수 변호사를 ‘7호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전 변호사는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줄곧 울산 지역의 교육, 의료, 경제 인프라의 발전에 힘을 쏟아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편 경찰은 이 대표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김 모(67) 씨를 검찰로 송치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디지털포렌식 조사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 조사 등을 종합해 "김씨가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으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곧 있을 총선에서 이 대표가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줘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