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원이 이제 중단됐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614억 달러(약 81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이 포함된 예산안 처리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예산안 협상이 해를 넘겼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고갈을 여러 차례 경고하며 공화당에 안보 예산 처리 협조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자국 국경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내세우면서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해왔다. 상원에서는 긴급 안보 예산과 국경 강화 법안을 연계한 협상이 수주째 진행 중이지만 돌파구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대반격에 사실상 실패한 것과 미국 내에서 전쟁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것도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후 세 번째로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을 방문해 미 의회 지도부에 신속한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1일 보도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서방의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사회가 원하던 만큼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고 모든 것이 기대한 대로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러시아가 다른 나라들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총 500억 유로(약 71조 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안에 합의할 계획이었으나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제동을 걸고 있는 상태다. EU 27개국은 다음 달 초 특별정상회의를 다시 개최해 합의 타결을 재시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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