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전직 대통령실 참모진과 장차관 인사들이 4월 총선 출마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여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출마 예정 지역 중 상당수가 이미 국민의힘 현역들이 자리 잡은 ‘텃밭’이어서 공천 향방을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이 예고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출마가 가시화 된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 및 용산 참모진 중 상당수의 관심은 당선을 자신하기 어려운 ‘험지’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향하고 있다. 여당 의원을 배출한 텃밭이거나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역을 제외한 장차관(14명), 용산 비서실장 이상(11명) 등 윤석열 정부 고위직 중 절반 이상인 14명이 이러한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 텃밭인 영남권의 주요 지역구에서는 ‘3파전+@’ 양상이 점쳐진다. 김영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구미을’에는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이 활동에 돌입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의원의 빈자리인 ‘부산 중구영도구’를 놓고는 조승환 전 해수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겨루는 가운데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가세를 예고했다.
하태경 의원이 자리를 옮긴 부산 해운대갑에는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과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간 ‘친윤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에는 전성하 전 부산시투자유치협력관과 박지형 변호사 등 청년 정치인들도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분들이 양지로 나서는 것은 자칫 현 정부에 누가 될 수 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공천 잡음’이 자칫 의원들의 ‘탈당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경선 과열 가능성이 제기돼 파열음을 막기 위한 내부 결속 차원의 공지를 띄울 예정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의) 여러 불만의 목소리에 대해 듣고 있다”며 “공지를 할 예정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