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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 나달도 극복하기 힘든 ‘이곳’ 부상…예방법 없나[셀럽의 헬스]

■ 이준석 자생한방병원 원장

장요근 과하게 긴장·수축되면 척추변형·허리통증 유발

테니스 등 격한 운동 또는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도 위험

평소 장요근 스트레칭 시행하면 통증·질환 예방에 효과적

라파엘 나달이 지난 5일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호주 브리즈번 대회 단식 8강전에서 패한 뒤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약 1년 만에 부상을 털고 복귀한 테니스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나달은 지난 7일 본인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금 상태론 (메이저 대회) 5세트 경기를 치를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 스페인으로 돌아가 담당 의사와 만나 치료 받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달은 지난 호주오픈(Australian Open) 기간에 왼쪽 엉덩허리근(iliopsoas muscle) 2급 파열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30대 후반인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나달은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려운 수술과 재활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번 브리즈번 대회에서 단식 8강까지 진출하며 성공적인 복귀가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나달은 8강전 도중 수술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고, 결국 패배와 더불어 다가오는 호주오픈에도 불참 선언을 했다.

장요근의 모식도.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나달의 선수 생활에 큰 위기를 가져다준 엉덩허리근은 흔히 장요근이라고 불린다. 장요근은 장골근과 대요근을 함께 칭하는 용어로, 척추·골반을 하체와 이어주는 근육이다. 다리를 올리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등 허리와 골반의 움직임을 담당하며 신체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준석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장요근의 이완이 허리 통증을 약 3배 감소시킨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장요근과 척추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장요근이 골반과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는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장요근이 과하게 긴장하고 수축되면 척추가 굽어지는 등 척추의 변형을 일으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이 궁극적으로 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과 같은 척추 질환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니스처럼 격하게 상·하체를 회전시키거나 순간적으로 운동 방향을 변경하는 피벗(pivot) 등의 동작을 무리하게 이어갈 경우 장요근에 부담이 쌓이기 쉽다. 실제 스페인 프로 축구팀 FC바르세로나의 유망주 라민 야말도 지난해 왼쪽 장요근의 부상을 입었다. 국내 프로 야구팀 SSG의 4번 타자였던 길레르모 에레디아도 장요근 부상으로 3주 넘게 경기를 뛰지 못한 전례가 있다.

장요근 이완 스트레칭.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비단 스포츠선수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직장인들도 장요근이 과하게 긴장돼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다. 30~50대 직장인은 장시간 바르지 못한 자세와 장요근의 긴장으로 각종 척추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허리디스크 환자 총 209만8183명 중 30~50대는 99만6803명으로,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장요근의 수축으로 인해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면 신속히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장요근의 이완과 척추 기능 회복을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신체의 균형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수기치료다. 이 원장은 "추나요법은 척추와 고관절, 주변 근육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침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해주는 데 도움을 주고, 한약재 성분을 주사 형태로 정제한 약침은 신속한 통증 감소와 손상 조직 회복을 돕는다"고 말했다.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장요근을 수시로 이완해 주는 것도 통증 및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이 원장이 추천하는 '장요근 이완 스트레칭'을 따라해 보자. 먼저 무릎을 꿇고 허리를 편 채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는다. 이후 내디딘 쪽 무릎을 앞으로 밀어 장요근을 이완시켜 준다. 이때 상체는 최대한 일직선으로 유지해야 한다. 15초간 자세를 유지하며, 각 다리마다 3회씩 총 3세트 진행한다.

이 원장은 "상·하체를 무리하게 움직이는 운동선수도,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직장인도 모두 장요근의 과한 긴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 등의 질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엉덩이나 허리 주변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요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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