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하려는 올드보이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여야 주요 인물 9명의 국회의원 이력을 합하면 44선에 달한다. 당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인물도 있어 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정치권에서는 여야 최고참급 원로들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김무성(73)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부산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중·영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양 진영 간의 극한대립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 분단상태로 만들었다"며 "정치와 국회가 나라를 망치는 만악의 근원으로 생각하시는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15∼18대 때는 부산 남구을에서, 19∼20대 때는 중·영도에서 당선된 김 전 대표는 21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김 전 대표는 "(부당한 공천에) 저항하지 않으면 공인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공천 배제 시 무소속 출마 의지도 드러냈다.
당내에서는 “올드보이 귀환의 형태”라며 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같은 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내고, 나중에 나가서 야당과 더불어 탄핵을 주도했던 분 아니냐”고 했다. 김 전 대표가 전날 출마 이유로 '(후배들이) 너무나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만들어낸 게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잘 검토를 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지낸 이인제(76) 전 의원도 7선 도전에 나선다. 이 전 의원은 지난달 12일 출판기념회에서 논산·계룡·금산 출마를 선언하고 같은 날 예비후보도 등록했다. 이 지역구는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만 9명에 달해 공천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친박(친박근혜) 좌장 격인 최경환(69)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경북 경산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총선 준비 행보에 나섰다. 지역구 현역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지난해 10월 경북일일신문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경산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회의원 후보 적합도에서 최 전 부총리는 43.5%를 기록, 17.4%의 윤 의원을 크게 앞질렀다. 현 국회의원 재신임 여부에서는 ‘재신임하지 않을 것’ 55.2%, ‘재신임할 것’ 23.7% 순으로 윤 의원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20∼21일 경산 지역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4.4%포인트다. 무선 78% 유선22%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7%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물갈이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분위기에 최 전 부총리의 공천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기는 공천’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역 민심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20대 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낸 심재철(66) 전 의원도 직전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을 예비후보로 등록해 6선을 노리고 있다. 또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우여(77)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 지역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박지원(82)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원장은 주중엔 서울에서 방송 출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주말에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월요일에 귀경하는 스케줄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은 민주당 윤재갑 의원이다.
4선 의원에 17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71) 전 통일부 장관은 전북 전주병에서 5선을 노리고 있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재선의 민주당 김성주 의원과는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선 정 전 장관이, 21대 총선에선 김 의원이 금배지를 각각 손에 쥐었다.
5선 의원 출신에 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67) 전 의원은 지난달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6일 종로에서 출판기념회를 열며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종로 현역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다. 역시 5선 의원 출신에 당대표까지 지낸 추미애(66) 전 법무부 장관은 출마 지역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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