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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외부 결제 허용에도…개발자들 울상 "혹 떼려다 혹 붙였다"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외부 결제 채택하려면 애플 프로그램 신청해야

27% 수수료 부과해 인앱결제 수수료와 미미한 차이

팀 스위니 "개발자들에게 처참한 결과"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에픽게임즈와의 오랜 소송 끝에 미국 내 이용자들에게 ‘인앱 결제’의 대안인 ‘외부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외부 결제를 채택하더라도 애플에 27%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야 해 개발자들에게는 ‘반쪽짜리 승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공식 가이드라인을 통해 인앱 결제의 대안인 ‘외부 결제’ 허용 방침을 이 같이 안내했다. 외부 결제 링크를 탑재하고자 하는 개발자들은 별도로 애플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인타이틀먼트(Entitlement)’에 신청해야 한다.

30% VS 27%



에픽게임즈를 비롯해 많은 개발자들이 오랫동안 염원하던 외부 결제는 이뤄냈지만 외부 결제 링크를 탑재하기 위해 애플의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결제 건당 2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인앱 결제 수수료가 30% 수준으로 책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차이다. 애초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을 850억 달러(약 114조원)에 달하는 애플의 서비스 매출에도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적은 수준의 타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외부 결제에 대해서는 애플은 보안, 개인정보 보호, 환불, 구매 이력, 구독 관리 등 이용자들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 관련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이 역시 이용자들이 외부 결제를 꺼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애플과 3년 가까이 법정 싸움을 벌였던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스위니 CEO는 “애플 iOS 스토어와 결제 방식을 경쟁 체제로 바꾸려는 노력이 미국에서는 수포로 돌아갔다”며 “모든 개발자들에게는 처참한 결과”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애플이 외부 결제에 반경쟁적인 27%의 세금을 부과하는데 가격 경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P연합뉴스


한편,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세기의 소송은 2020년 8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앱이 퇴출되면서 시작됐다. 애플 측은 퇴출 사유로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꼽았다. 이에 에픽게임즈가 미국 연방 지방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1심 판결에서 법원은 애플에 제기된 10가지 혐의 중 9가지에 있어 애플의 손을 들었으나 외부 결제를 막는 것에 대해서는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었다. 이 판결의 효력으로 애플이 십여년 만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외부 결제를 허용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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