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경쟁력 있는 테크 기업이 부재하는 유럽연합(EU)의 경우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상태를 규제하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에게 무거운 책임을 부과하는 디지털시장법(DMA·Digital Markets Act)을 도입했다.
EU 경쟁 당국에 따르면 3월부터 시행되는 DMA는 소수의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에 유리한 독과점 상황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거둔 수익 등 결과물이 플랫폼 이용자와 최종 이용자에게도 고루 분배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DMA상에서 규정하는 게이트키퍼 요건으로는 시가총액 750억 유로(약 109조 원) 이상,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4500만 명 이상인 기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으로, 무엇보다 시장 경쟁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졌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DMA상 게이트키퍼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킬 수 없다. 특히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구입 시 기본 검색 엔진과 웹 브라우저 모두 고른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핵심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용자에게 경쟁사 서비스도 상호 호환되도록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애플의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인 아이메시지가 게이트키퍼로 채택되면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온 메시지도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는 경쟁사의 서비스까지 모두 호환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글로벌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일본도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 마련에 부랴부랴 나섰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중 스마트폰 앱 유통·결제, 검색, 웹 브라우저, 운영체제(OS) 등 4가지 분야를 규제 대상으로 삼아 대상 사업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DMA와 유사하게 운영체제나 웹 브라우저에 있어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경쟁사의 선택권도 보장하게 하는 게 목표다. 위반 시 매출액의 6% 이상을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