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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본격화…장·차남, 한미-OCI 통합 반대 가처분 신청

모녀 주도 승계에 제동 걸리나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권욱 기자




임종윤(사진) 한미약품(128940) 사장이 한미약품 그룹과 OCI(456040)그룹의 통합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임종윤 사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이다. 한미-OCI 통합 발표에 반대하며 법적 대응을 수차례 예고한 가운데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가처분 신청에는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도 뜻을 같이했다. 한미약품그룹의 모녀와 장·차남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이날 임종훈 사장과 함께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그룹과 OCI 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임종윤 사장은 양사의 통합에 반발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해 왔다. 특히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이우현 OCI 회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되는 상황에서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위법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앞서 임종윤 사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적 타당성 검토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의문” 이라며 “사업적 타당성과 절차적 타당성 검토에 수개월이 걸리는데 의사 결정이 한 달 만에 (졸속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법적인 모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일단 한미-OCI 통합 작업에는 제동이 걸리게 된다. 한미-OCI 통합이 부당하다는 임종윤 사장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셈이다. 임종윤 사장은 양사 통합의 절차적 문제점을 적극 주장하면서 한미약품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사장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본인이 경영하는 계열사를 통해 추가 지분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사장에 힘이 실린다. 이번 통합은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OCI 통합 과정에서 남은 상속세 문제를 마무리하고 신약 개발 동력도 탄력을 받게 된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통합이 이사회 만장일치로 이뤄져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글로벌 계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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