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와 맞물려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지난해 방일 외국인이 쓴 여행 소비액이 48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 수는 2506만 명으로 코로나 19 전인 2019년의 80%를 회복했다.
18일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3년 일본 방문객의 여행소비액은 총 5조2923억엔(약 48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액은 일본 정부가 목표로 내건 연중 5조엔을 처음 돌파했다. 목적 별로는 숙박비가 1조8289억엔으로 34.6%를 차지했고, 쇼핑은 1조3954억엔으로 26.4%였다. 숙박·쇼핑은 2019년 각각 29.4%, 34.7%였으나 지난해 비중이 역전됐다. 아사히신문은 이에 대해 “대량 구매로 상징되는 중국인 고객이 줄어 소비 구조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경향이 쇼핑에서 체험 중시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설명이다. 이에 호텔업계는 일본 전통 문화 체험·음식·액티비티 등과 연계한 다양한 ‘고급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양보다는 질에 방점을 찍으면서 호텔 각사의 평균 객실 단가(ADR)도 상승하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가 숙박 소비액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팰리스호텔 도쿄의 지난해 ADR은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서양과 아시아권 부유층 중심의 고객이 늘면서 ADR이 뛰었다. 세이부 프린스호텔도 체류일수가 길고 고단가인 이용자가 늘면서 ADR이 2019년 대비 2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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