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주차된 차량을 파손하고 길을 가는 시민과 충돌해 경찰에 붙잡혔던 필리핀 출신 불법체류자가 징역형에 처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은 출입국관리법위반·재물손괴·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필리핀 출신 A씨에 대해 지난 11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4시 30분께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된 차량을 주먹으로 치고 어린이용 자전거를 집어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접이식 카트 등을 던진 혐의도 있다.
범행 당시 A씨가 던진 어린이용 자전거로 인해 아파트 공동현관문의 센서와 레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아파트 관리인의 자전거를 경비실을 향해 던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대치하던 A씨는 아파트 계단에 있던 자전거와 접이식 손수레를 경찰관을 향해 던지며 도주를 이어가다가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제압 돼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차량을 부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경찰관을 보고 놀라 붙잡힐까 봐 자전거 등을 집어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5월 8일 단기 방문(C3)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해 같은 해 7월 6일 체류 기간이 만료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체류를 이어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만취상태에서 난동을 부려 다수 피해자들의 재물을 손괴하고 경찰관에게 자전거 등을 집어던져 대항한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면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국내 체류기간 동안 다른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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