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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최전선에…이스라엘, 건국 이래 처음 '여군' 투입

여성 군복무 의무는 있지만

최전선 투입 건국 이래 처음

하마스 기습 군 안보 실패에

개혁 방안중 여군 역할 확대

역량 입증에 국민들 평가도↑

지난해 11월 23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군이 처음으로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여성은 군 복무 의무가 있긴 하지만, 여군이 최전선에 투입된 것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들어간 지난해 10월 말부터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에서는 그간 극우 성향의 랍비 지도자와 일부 남성 군인들의 반대로 여군은 핵심 전력에서 제외돼 왔다. 군 내 성차별에 대한 비판이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군 보직의 90%가 여성에게 개방됐으나 최전선에 투입되는 주요 보병 부대나 엘리트 특공 부대는 여전히 여군에 닫혀 있었다.



NYT에 따르면 이번 가자지구 전쟁에 투입된 혼성 부대 중 하나를 이끄는 여성 대위 아미트 부시(23)는 가자 북부 최전선 기지에서 남녀 부대원 83명을 지휘하고 있다. 부시 대위는 다른 보병 부대들이 가자지구 건물에 들어가기 전 건물의 안전을 확인하고 하마스 대원, 무기, 로켓 발사대 유무 등을 수색하며 부상자를 대피시키는 등의 임무를 맡았다. 그는 수십년간 이어진 여군 역할 제한에 대해 “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며 “군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기에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군의 역할 확대는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에 대한 국내 여론 악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민간인 1200여명이 죽고 200여명이 납치되자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군의 안보 실패를 지적하며 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여군의 역할 확대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하마스 기습 당일 실제로 여군들의 활약상이 알려지며 이들의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간 몇몇 극우 인사들의 성차별적 발언 대상이 되곤 했던 여군만으로 이뤄진 전차 부대는 당시 국경 지역에 투입돼 하마스의 침투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여성 중령 벤 예후다가 이끄는 혼성 보병 부대 카라칼은 국경을 넘어온 하마스 대원들과 12시간 동안 전투 끝에 이들이 인근 마을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했다. 또한, 하마스 공격 이전에 여군 감시대가 가자 국경 지역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발견해 보고했으나 남성 고위 간부가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이를 무시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군 내 성차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최근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이스라엘 시민 중 여성 70%, 남성 67%가 전투에 참여하는 여군의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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